새책 소식

소종민 평론집 <문학의 극한>

참도깨비 2021. 12. 1. 09:13

 


 소종민 평론가는 오랫동안 책 모임 사랑방 활동을 해온 독서문화 활동가이다. 도서관 인문학 멘토로도 이름이 나있다. 본연의 일은 문학 평론이어서 <문학의 극한>은 말 그대로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극한 상황에서 피어난 문학은 생환의 문학이자 목격의 문학이며 증언의 문학'임을 보여주는 글들을 모았다. 이는 곧 죽은 이에게 빙의된 문학, 저승의 언어를 이승의 언어로 옮기는 번역 문학이라고도 한다. 시인 파울 첼란의 언어가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 돌아온 자의 이승과 저승의 경계이듯이 극한에서조차 인간을 잃지 않으려는 안간힘이라는 대목은 문학 본연의 임무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저자는  「디아스포라, 문학에 관한 물음」에서 아프리카계 미국 흑인 문학과 팔레스타인 작가 가싼 카나파니의 소설, 알제리혁명의 지도자 프란츠 파농, 이용악의 시, 재일조선인 시인 김시종을 통해 20세기와 21세기 디아스포라 문학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다루고, 「사건, 주체, 문학」에서는 식민지배와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서 활동한 염상섭, 아우슈비츠와 프리모 레비, 해방기의 문학가 동맹 작가들, 60년 4월 혁명의 시인들을 빗대어 문학 주체의 형성에 대해,  「한국전쟁과 지역문학」에서는 충북 출신 문학인 20명의 행적을 추적하여 이들이 어떤 자리에서 자신들의 문학성을 드러냈는지 살펴보고, 「『임꺽정」의 현재성」에서는 식민지배와 내선일체라는 극한조건에서도 '조선 정조'라는 문학성을 바탕으로 대하소설을 집필한 홍명희를 탐색하였다. 이러한 문학의 극한은 더 이상 계속되어야 할 것이 아니라  중용의 세계를 적극적으로 상상하고 지향해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