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소식
조르조 아감벤의 <저항할 권리>
참도깨비
2022. 10. 24. 15:59
이탈리아의 철학자 조르조 아감벤은 『얼굴 없는 인간』에 이어 이 책에서도 코로나 바이러스와 권력의 불법성을 말하고 있다. 그야말로 이웃을 고발하듯 드러내던 우리의 안전의식이 사실 권력자들이 명목상 질서를 상실한 가운데 만들어낸 독재 상태를 묵인하는 일이라고도 한다. "무겁고 불투명하며 숨 막히는 적막이 온 나라를 뒤덮고, 사람들은 우울하고 불만 가득하지만, 당황하지 않고 항의하지도 않고 무슨 일이라도 기꺼이 감내하고 있다."고 말한 시몬 베유의 1940년 글을 보기로 들며 불만이 절망과 결합한 상태여서 외부 힘이 희망을 돌려줄 때까지 그저 따를 뿐인 시대의 반복임을 지적하고 있다.
'얼굴 없는 인간'의 『저항할 권리』, 곧 ‘경고’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백신 접종과 그린 패스 의무화 등 팬데믹 사태가 이어지면서 공고화된 ‘뉴노멀’은 언론, 라디오, 영화 등을 통해 인류의 정신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밤은 무슨 색인가」로부터 「전쟁과 평화」에서 우리가 평화라고 착각하고 있는 현상이야말로 '얼굴 없는 인간'의 무증상 환자 상태임을 지적하면서 독재 상태를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