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소식
현기영 장편소설 <제주도우다> 3권
참도깨비
2023. 7. 21. 16:31
1948년 제주 4.3 이야기를 <순이 삼촌>을 통해 세상에 알린 현기영 소설가의 역작 <제주도우다> 3권이 새로 나왔다. 1978년 발표한 <순이 삼촌>은 현기영 작가에게 금서 지정은 물론 보안사에 끌려가 고초를 당하게 만든 작품이다. '순이 삼촌'의 이야기 이후 40년이 지나 현기영 작가는 '어떤한 비극, 어떠한 절망 속에서도 인생은 아름답고, 살만한 가치가 있다는 확신이 필요합니다.'는 작가의 말과 함께 "우린 남도 아니고 북도 아니고 제주도우다!"라고 외치고 있다.
이번 소설은 설문대할망이 제주도를 만들던 전설로부터 시작한다. 제주 바다에서 살아온 순흥 안씨의 후손 안창세가 다큐멘터리를 찍겠다는 후손들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다. 제주도가 조선 시대 유배지로 쓰였고 일제강점기에는 태평양 전쟁을 위한 전초 기지롤 쓰였다. 수탈과 핍박을 피해 일본으로 떠날 수밖에 없었던 제주 사람들, 그들이 돌아와 "너희들 눈에는 내가 살아 있는 사람으로 보이겠지만, 난 허깨비여. 이미 죽은 사람이란 말이여."(19쪽)라고 외치며 제주 사람들의 비참한 삶을 말하고 각성시킨 땅, 제주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제주의 땅 이름에는 그런 제주 사람들의 삶이 담겨 있다.
현기영 작가 특유의 힘 있는 서사를 바탕으로 인간의 본질이 무엇인지 되묻게 하는 소설이자. 국가폭력에 내몰려 희생당한 제주사람들의 이야기가 섬세하고 매끄러운 문장 속에 빛나는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