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진규 작가의 청소년 소설 <조선 소녀 찔레>

 

조선 임금 인조가 남한산성 삼전도에서 머리를 찧으며 굴복한 역사 '병자호란’이 배경인 청소년 소설이 나왔다. '찔레'는 역사의 기록을 넘어 굴욕의 세기를 살았던 백성을 대표하는 조선 소녀다. 전쟁으로 가족을 잃고 청나라 병사들과 노예 사냥꾼에게 쫓기며 살 수밖에 없는 처절한 현실이 배경이지만 '찔레'는 청나라에 잡혀간 상황에서도 소현세자를 말할 수 있는 조정의 다른 흐름을 대표하는 상징이기도 하다.  소현세자와의 만남은 찔레에게 가장 중요한 변화, 아버지와 달래를 다시 만나는 것(죽음을 확인하지만)에서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탠다'는 흐름이 중요하다. 장편이지만 속도감 있는 문체와 '찔레'라는 밑으로부터의 자주 정신을 보여주는 인물의 서사가 돋보인다. 찔레는 여자의 몸이지만 소현세자를 만나 나라를 바꾸는 학문과 세계관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그것은 백성 모두가 양반과 천민의 구별 없이 잘 살고 과학 문물을 받아들여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꿈과도 연결되어 있기에 이 소설이 갖는 미덕이 크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