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김철순 동시집 <초록 뱀이 있던 자리>

새책 소식

by 참도깨비 2024. 8. 12. 12:01

본문

 



김철순 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 『초록 뱀이 있던 자리』이 10년 만에 나왔다. 초등학교 4학년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등 굽은 나무」,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사과의 길」 「냄비」 등으로 동시 작가로 자리매김한 김철순 시인은 잠시 곁을 다녀간 강아지 '은비'를 통한 생명의 아름다움과 땅을 일구는 농부의 마음으로 세상 만물을 바라보고 있다.  그러면서도 동시의 재미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풀을 뜯어 먹던 염소는

메에에 메에에

노래를 부르며 더 이상

풀밭에 오지 않았어

 

그래서 심심한 풀들은

메에에 메에에

염소 흉내를 내며 놀았어

 

그러다가 그러다가

몸집이 아주 커졌어

호랑이만큼 커졌어

 

이제 염소는 

무서워서 풀밭에

다시는 오지 못할 거야

 

호랑이처럼 커진 풀들이

어흐흥 입을 쩍 벌리고

염소를 한입에 꿀꺽,

삼켜 버릴지도 모르니까

 

<풀밭에서 호랑이가 어흥> 전문

 

풀밭에는 뱀이나 호랑이가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무섭다는 생각에 더 커지고 커진다는 마음은 아이나 어른에게 모두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가 만들어가는 상상력에 저절로 빠져든다. 시 본연의 재미와 장난, 자유가 넘치는 것도 이번 시집에서 눈여겨 볼 대목이다. 

 

스르르륵 소리도 난다

혀도 날름날름거린다

없는 뱀이 더 무섭다

없는 뱀이 더 오래 산다

_「초록 뱀이 있던 자리」 전문

초록 뱀처럼 없는 것이 더 무서운 법임을 일러주며 시의 재미에 빠져들고 있어서 가볍고도 따듯하게 읽을 수 있는 폭이 크다. 

 

꽁, 아니야

맹, 이야

 

맹, 아니야

꽁, 이야

 

맹이라고!

공이라고!

 

맹, 꽁, 맹, 꽁, 맹, 꽁,

꽁, 맹, 꽁, 맹, 꽁, 맹,

 

하루 종일 다투고 있다

 

<맹꽁이 아니야?> 전문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