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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송순 동화 <반반 고로케>

새책 소식

by 참도깨비 2021. 9. 3.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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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문화라는 말도 다른 말로 바꾸어야 한다고 한다. 아무렇지도 않게 썼으나 그렇게 되어버린 현실을 억지로 받아들여서 만든 실천 없는 말이기 때문일까. 다른 나라 사람들이 들어와 살고 가족부터 사회에 이르기까지 여러 문화를 만들어 어우러지는 것을 뜻하는 말이라기보다는 그들이 만든 형태를 부분집합으로 말하듯 한 것은 아닐까.

민우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김송순 작가의 동화 <반반 고로케>는 여러 국적의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환경에서 나온 우리의 보이지 않는 갈등을 그대로 보여준다. 민우는 새 아빠가 된 이사드 아저씨가 콧수염을 기르고 이상한 옷을 입은 것부터 마음에 들지 않고, 새로 전학 온 학교 친구들이 알까봐 두렵다. 아빠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셔서 혼란스러운 상황이기는 하지만 그런 두려움 둘레에는 아직도 이상하게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과 편견이 들어차 있기 때문이다.

<반반 고로케>는 민우가 좋아하는 고로케로 연결되는 가족을 상징하는 것이다. 고로케를 좋아하는 민우와 달리 이사드 아저씨는 이슬람 국가에서 와서 고로케에 들어간 햄을 먹지 않기 때문에 반반 고로케라는 재미있고 상징적인 말을 만들어낸 작가의 의도가 잘 녹아 있다. 민우는 반반고로케를 만들어낸 이사드의 노력이 있기까지 기를 펴지 못하고 주눅들어 있고 약간의 분노가 있는 아이로 있다. 새로운 가족이 된다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학교를 넘어 이웃 사람들까지 아무렇지도 않게 이웃 삼아 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것을 이겨내는 것은 그런 상황에 처한 당사자들일 때가 많다. 그렇게 변하지 않고는 이야기의 결말이 더욱 더 나빠질 수 있는 게 현실인 것이다.

다행히 민우 주변에는 또 다른 가족(민우가 좋아하는 고로케를 만드는 윤서네 가족과 비교적 공정하게 학급을 운영하는 담임 선생님과 그림자처럼 도와주고 믿어주는 현준 등)이 있어 <반반 코로케>가 상징하는 이야기가 뜻깊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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