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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만화 <오늘의 개, 세>

새책 소식

by 참도깨비 2022. 3. 2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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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으로도 압권이다. 가족만화이자 동물만화에 명랑만화라는 카테고리에 들어갔다 해서 더욱 보고 싶은 만화책이었는데 옛날 옛적 장소팔 고춘자 님의 만담이 현대식 버전으로 다시 나온 것 같다. 간단한 소개를 보니 - 새는 습관처럼 “뭐 해?”라고 자주 묻고, 개는 조금 귀찮아도 다정한 대답을 하려고 열심이다. 표지에서부터 둘의 가벼운 잡담으로 시작하는- 개와 새의 잡담이 재미있다.  참새와 똥개의 연애 이야기라고 하니 오리와 함께 나오는 <사랑에 빠진 개구리>(맥스 벨트하우스 글, 그림/이명희 옮김/마루벌)가 떠오른다.

 

그림책에 나오는 이질적인 주인공이 그렇듯이 개와 새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끊임없이 재잘거리며 웃게 만드는 물풍선 대화가 실제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번거로운 관심, 편견, 무심과 호의, 번잡한 세상사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송미경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이 책이 낙서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개와 새의 단순한 캐릭터를 앞세운 이야기의 정수를 보여주고 있다. 작가가 꿈인 개가 단순무식해 보이는 새에게 한글을 깨우치게 하려거나 등단을 목표로 송작가가 원장으로 있는 학원에 등록하고 하루에 몇 장씩 글을 쓰는 수업을 받는다는 설정 등이 작가로서 살아온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 만화책은 그렇게 보낸 내 시간들의 흔적"인 셈이다. 개와 새가 끊임없이 서로를 확인하고 주변의 편견과 오해를 깨고 한 자리에서 바라보는 세계의 주인공임을, 이야기의 시작도 끝도 자신들에게 달려있다고 고백하는 마지막 장면까지 한숨도 쉬지 않고 정적을 깨며 떠들고 침묵하는 동안 송미경 작가의 잡담만화책에 푹 빠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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