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집에 근무할 때 사직동이라는 동네를 받아 적으러 쏘댕기며 오래된 골목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변전소 골목이라고도 하고 지금은 전집 골목이라고 하니 2차선 도로 옆에 있는 개명제화 아저씨 손을 그렸다. 한때는 수제화로 이름을 날리던 곳이었는데, 시대가 바뀌어 지금은 간간히 들어오는 구두수선으로 연명한다고 했다. 구구절절 살아온 이야기는 그대로 받아 책으로 만들기도 했다. 고무 밑바닥 창을 자르는 칼 사이로 뭉툭한 손가락이 빛났다. 그런 손을 그리는 건 무척이나 어렵다. 그저 헤아려보는 마음으로 그려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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