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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기석 청소년 시집 <수능 예언 문제집>

새책 소식

by 참도깨비 2021. 9. 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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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 선생은 달팽이>라는 시집으로 널리 이름을 알린 함기석 시인은 1992년 <작가세계>로 등단한 중견시인이다. <착란의 돌>, <뽈랑 공원., <오렌지 기하학>, <힐베르트 고양이 제로>, <디자인하우스 센텐스>등의 시집은 시를 배우는 독자들이 일반 독자들에게도 주목 받았다. 자유로운 상상력을 바탕으로 동시집, 동화집에 시 이론서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 중이다. 이번에 처음 낸 청소년 시집은 다른 장르에 비해 덜 알려진 청소년들의 영혼을 어루만져주는 이야기들로 가득 하다.

"이 책에 등장하는 두호, 도경, 현이, 영교 들은 우리 청소년들의 초상이다. 그들에게 말해 주고 싶다. 혹시 지금 말 못 할 슬픔에 빠져 있다면 너무 절망하지 말라고. 눈앞의 장밋빛 성공이 먼 미래의 꿈과 비전을 반드시 보장하는 것도 아니고, 눈앞의 먹구름 낀 암울한 성적표가 미래의 꿈과 희망을 좌절시키는 것도 아니니까. 세상엔 그 반대 사례가 너무도 많으니까. 오늘 밤 어둠이 깊을수록 내일 아침 지평선 위로 떠오르는 태양 빛은 더욱 밝고 눈부시니까."

시인의 말처럼 암울한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 친구들에게 딱 어울리는 시집이다. ‘수능 예언 문제집’이라는 제목이 말해 주듯 “영원히 끝나지 않을 전쟁”(<모의고사 보는 날>) 같은 ‘입시 지옥’에서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삶을 그리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상하고 신기한 버스>를 타고 끝이 없는 상상의 나라로 날아갈 것처럼 공감이 가는 시편들이 들어있다.

오전 8시, 마시면 배탈 설사 나는 흰 우유 같고

오전 9시, 시험지는 이상하고 커다란 글자의 늪 같고

오전 10시, 문장들은 끊어지지 않는 길고 매운 쫄면 같고

오전 11시, 아는 문제 하나 없어 텅 빈 운동장만 쳐다보고

아아 12시, 햇살은 선인장 가시처럼 살을 콕콕 찌르고

―모의고사 보는 날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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