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어 굽는 저녁 ”
갈대밭에 들른 사람들마다
칠게 돌게 만게 짱뚱어 고물거리는 뻘을 본다
순천만 끼고 도투리 방석맹키로 펼쳐진 갈대밭에
자물거리는 먼 바다 소리를 듣는다
기찻길에 귀를 대듯 흑두루미 목을 하고 내려다보면
게들은 굴뚝을 쌓아올리며 먼 바다를 퍼 올리는 소리
징게망게 지평선 밟아오는 하얀 쌀알의 바람처럼
와온 율촌 수문, 득량까지 내처 부르는
소리
개개비나 붉은눈오목눈이가 되어
진둥진둥, 가락을 타고
베짜듯 거슬러오르는 소리 두물머리 강처럼 만나면
넋 놓고 앉아 설핏 귀만 걸어놓아도 좋으리
이런 날 저물녘에는 소금 간간한
전어를 구워 뼈째 씹는 맛이 좋아라
살을 저미는 것이 가시가 아니듯
고통 또한 감싸안은
세꼬시 같은 밤이 좋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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