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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백아흔여덟 번째 엽서시를 보냅니다

월간 엽서시

by 참도깨비 2022. 6. 10.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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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6월 백아흔여덟 번째 엽서를 보냅니다

 

한 해 중간쯤 서면 보일까 했습니다. 아직 더 가야겠습니다.

 

*갤러리탐이 추천하는 이달의 작가 민율

 

길가의 나무 혹은 도심 공원의 작은 숲, 멀리 보이는 산의 나무 위에 작은 의자를 하나 올려놓는다. 그리고 잠시 마음 한 조각 덜어내어 그 의자 위에 놓아둔다. 바람이 불거나 비가와도, 서늘하거나 어두운 밤이어도 좋다. 조금은 위태로워 보이고 쓸쓸해 보이는 곳이지만 당신과 떠도는 공기만 있는 그곳에서 그때그때의 하늘을 바라보며 지나가는 바람과 함께 천천히 흔들려보기를 바란다. 아주 잠깐의 시간이어도 좋다. 그것이 언제 어디서든지 나 자신과 마주하는 시간이 되어 외로운 당신에게 작은 위로가 될 것이다.

 

*일상과 예술이 만나는 곳,

탐앤탐스 컬쳐카페 프로젝트 '갤러리탐'은 대중에게 아직 높기만 한 예술의 문턱을 허물고 일상 속으로 찾아 온 갤러리 카페입니다. 갤러리탐에서는 탐앤탐스가 발굴하고, 활동을 지원하는 다양한 신진/청년작가의 젊고 창의적인 예술작품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갤러리탐에서 민율 작가의 작품을 만나보세요!

민율하늘 앉기, 바람 안기

2022. 04. 04 ~ 2022. 07. 04

탐앤탐스 블랙 그레이트점 (서울 광진구 아차산로 426)

 

gallery_tom

 

 

 

 

 

 

 

 

 

 

 

 

 

 

영운천

박동재

 

 

 

영운천

어느 날 장마에 넘칠락 말락

둑을 오르는 물이 혀를 널름 거릴 때

철모르고 둑에서 흑탕물을 보고 있을 때

여름 방학이었다

학교가 보이는 맞은 편

건널 수 없는 등굣길 다리가

잠기었을 때

청춘은 지나갔다

유년과 청년을 담고

장마처럼 흐르던 영운천

거슬러 오른다

영우리 지나 용정건너 이정골

저수지 지나

정상을 오르는 계곡

물은 산을 넘지 못하고

젊음도 생을 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

영운천은 무심천에 귀 기울이고

나는 떠돌이가 된 채

것대산 정상에서

봉수를 올리는 꿈을 꾸다

다시 내려오는

영운천 줄기 따라 길이 된

사람들이 장마처럼 젖은 채

사는 곳

 

 

 

 

 

 

 

 

 

 

 

산의 노래

이종수

 

 

남해 설리雪里에 가면

파도가 그린

김준권 화백표

산의 노래가 있다

모래 해변에 파도가

그린 판화

바다는

멀리 산을 보고 치달린 그리움

설리 해변에 한 판씩

산의 노래를 뜨고 간다

그러니 가실 양이면

주마간산 서두르지 마시고

산 첩첩 그린 길을 따라

바다에 이르러서야

숨비소리 같은

금산錦山 하고도 설리 바다가 화답한

산의 노래를 보시라

 

 

 

 

 

 

 

 

 

 

 

 

 

 

 

 

 

 

 

 

되게

김덕근

 

 

 

그리하지 못했다, 되게

되게 먹지도 되게 한 장의 나무

그늘이 내려올 때까지 너무 늦었고

바람을 모르면서 속절없이 걸었고

천수 천안 말씀이 늘 되게임을

보지 못하여 되게 한 걸음

어둠을 밀어 돌아누운 전령처럼

난청의 불을 피면, 되게

눈감아도 텅 빈 시간

쫓아갈 수 있을까

 

 

 

 

 

 

 

 

 

 

 

 

 

 

 

 

 

 

 

 

 

 

 

 

 

 

산수유    

이원익

 

겨우내 참았던 울음을 터트리듯이 
겨우내 참았던 웃음을 터트리듯이
노란 봄이 산자락에서 나풀거린다

소식 없이 당신이  날도 그랬다

 

 

 

 

 

 

 

 

 

 

 

 

 

 

 

 

 

 

 

영운천

박동재

 

 

 

영운천

어느 날 장마에 넘칠락 말락

둑을 오르는 물이 혀를 널름 거릴 때

철모르고 둑에서 흑탕물을 보고 있을 때

여름 방학이었다

학교가 보이는 맞은 편

건널 수 없는 등굣길 다리가

잠기었을 때

청춘은 지나갔다

유년과 청년을 담고

장마처럼 흐르던 영운천

거슬러 오른다

영우리 지나 용정건너 이정골

저수지 지나

정상을 오르는 계곡

물은 산을 넘지 못하고

젊음도 생을 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

영운천은 무심천에 귀 기울이고

나는 떠돌이가 된 채

것대산 정상에서

봉수를 올리는 꿈을 꾸다

다시 내려오는

영운천 줄기 따라 길이 된

사람들이 장마처럼 젖은 채

사는 곳

 

 

 

 

 

 

 

 

 

 

 

산의 노래

이종수

 

 

남해 설리雪里에 가면

파도가 그린

김준권 화백표

산의 노래가 있다

모래 해변에 파도가

그린 판화

바다는

멀리 산을 보고 치달린 그리움

설리 해변에 한 판씩

산의 노래를 뜨고 간다

그러니 가실 양이면

주마간산 서두르지 마시고

산 첩첩 그린 길을 따라

바다에 이르러서야

숨비소리 같은

금산錦山 하고도 설리 바다가 화답한

산의 노래를 보시라

 

 

 

 

 

 

 

 

 

 

 

 

 

 

 

 

 

 

 

 

되게

김덕근

 

 

 

그리하지 못했다, 되게

되게 먹지도 되게 한 장의 나무

그늘이 내려올 때까지 너무 늦었고

바람을 모르면서 속절없이 걸었고

천수 천안 말씀이 늘 되게임을

보지 못하여 되게 한 걸음

어둠을 밀어 돌아누운 전령처럼

난청의 불을 피면, 되게

눈감아도 텅 빈 시간

쫓아갈 수 있을까

 

 

 

 

 

 

 

 

 

 

 

 

 

 

 

 

 

 

 

 

 

 

 

 

 

 

산수유    

이원익

 

겨우내 참았던 울음을 터트리듯이 
겨우내 참았던 웃음을 터트리듯이
노란 봄이 산자락에서 나풀거린다

소식 없이 당신이  날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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