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우옌후이티엡 소설집 <왕은 없다>

베트남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응우옌후이티엡의 소설집 『왕은 없다Khong co vua』이다.  전후 문학과 개방 시대를 대표하는 응우옌후이티엡의 단편소설 15편을 모았다. 응우옌후이티엡은 '단편소설의 왕'이라 불렸다. 그만큼 베트남 현실을 속도감 있는 문장으로 잘 살렸다는 평을 받는 작가다. 
강에서 고기 잡는 가난한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살았던 소년을 구해준 탐 누나와의 슬픈 이야기를 담은 「흘러라 강물아」를 시작으로 표제작이기도 한, 돈 잘 버는 가장이지만 밥 먹듯이 사람들과 다투고 며느리를 훔쳐보는 끼엔 영감(「왕은 없다」), 예편 후 돌아온 집에서 목격한 비인간성에 무력감을 느끼는 퇴역 장군(「퇴역 장군」), 원숭이 사냥에 나섰다가 암컷 원숭이의 집요한 추격에 쫓기며 인간의 이중성에 시달리는 노인(「숲속의 소금」) 의 이야기가 영어권 소설과는 다른 느낌을 준다. 베트남 전쟁과 민족의 거대한 사회주의 담론과는 거리가 있는 민중의 삶은  ‘개인들’이다. 급변하는 세상을 방황하며 욕망, 고독, 권태, 부조리를 보여주는가 하면 어부, 농사꾼, 소수민족, 군인, 거지, 사냥꾼, 유랑인, 벌목꾼, 교사, 시인, 똥 시장 주인 등 다양한 인물들 사이에 있고 없는 인간성에 천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