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서양미술 순례>에 이어 <디아스포라 기행> <청춘의 사신>, <고뇌의 원근법>, <나의 조선미술 순례> 등 역사와 미술을 통해 인문기행이라는 독보적인 에세이를 발표했던 서경식 선생이 2023년 12월 18일 세상을 떠났다. 그의 형 서승과 서준식이 한국의 독재정권에 의해 옥살이를 할 때 국가 폭력의 현실을 폭로하는 글을 통해 첨예하고도 치열한 문제의식을 보여주었던 서경식 선생의 유작인 『나의 미국 인문 기행』.
『나의 이탈리아 인문 기행』, 『나의 영국 인문 기행』에 이은 ‘나의 인문 기행’ 시리즈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책인 셈이다. 이 책은 자유의 여신상이 말해주듯 모든 세계로 열린 국가인듯 행동하면서도 뒤로는 경찰국가로서의 암울한 이면을 보여주는 미국을 기행하면서 쓴 글이어서 더욱 돋보인다.미국과 함께 온 세계는 재난과 전쟁을 일삼는 국가 폭력의 연속이어서 서경식 선생의 발길을 무겁게 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두 형의 수감 현실 속에서도 미술관을 찾고 예술 작품을 통해 얻었던 감응을 글 속에 녹여내고 있다. 이른바 '선한 아메리카', 더 나아가 '선한 세계'를 위한 사유를 보여주는 인문 기행이었던 것이다. 타인의 고통을 향한 상상력에 민감했던 디아스포라 지식인으로의 인문 기행은 일상으로부터의 해방이 아니라 '거주'를 찾아 헤매는 방랑이자 여행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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