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는 반동을 부른다. 아니, 진보와 반동은 손을 잡고 온다. 역사는 때로 힘찬 물살처럼 빠르게 흐르지만 대개 기운이 빠질 정도로 느리다. 그리고 갔다가 되돌아왔다가 하는 그 과정의 국면마다 희생은 차곡차곡 쌓여 가야만 한다. 게다가 희생이 가져다주는 열매는 번번이 낯 두꺼운 구세력이 가로채 간다.
하지만 그 헛수고처럼 보이는 희생 없이는 애당초 어떤 열매도 맺지 않는다. 그것이 역사라는 것이다. 단순하지도 직선적이지도 않다."
-<모래에 묻히는 개>, <<나의 서양미술 순례>> 중에서
프란시스코 데 고야의 그림 <개(모래에 묻히는 개)>를 보고 남긴 글이 오늘에야 뼛속 깊이 다가온다. 서경식 선생이 2011년부터 2023년까지 <<한겨레>>에 연재하였던 칼럼을 모은 이번 책이 나온 시점이 계엄과 탄핵이 맞물린 때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 토대를 무너뜨린 불법 계엄과 탄핵을 앞둔 대통령과 극단 보수세력이 또 가로채 갈 지도 모르는 희생을 생각하면 아찔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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