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수 시인의 <김남주 평전>

민중의 자유와 평등을 위해 시를 쓰고 싸웠던 김남주 시인의 평전이 나왔다. 김남주 시인의 처절했던 분투기가 들어간 평전이지만 무엇보다 사실에 근거를 두고 그를 둘러싼 시대와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꾸린 김형수 시인의 필력이 그대로 느껴지는 평전이다. 저자의 말대로 김남주 시인, “그의 시에 빚을 진 한 사람으로서” “미천해 보이는 지상에 김남주라는 영혼이 다녀간 사실을 증언”하고자 김남주의 생애를 복원하는 데 오랜 시간 열정을 쏟은 결과치다. 


무엇보다 김남주 시인의 시가 중심이다. 《창작과비평》을 통해 등단할 때 화제가 된 「잿더미」를 비롯하여 가난한 농촌 사회를 근간으로 한  계급 감정을 잘 드러내준 「종과 주인」, 민주화운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죽창가>의 원전 「노래」 등을 통해 한국 현대사와 함께한 김남주 시인의 정치적 주제를 다루는 한편 생태공동체, 문화공동체, 언어공동체가 빚어낸 모국어 정신의 경로를 밝힌다는 저자의 사명감이 한몫 하고 있다.
1994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김남주의 시는혁명과 민중의 함성 그대로였다. 저자는 김남주를 기억하는 일은 '허황된 미래'에 대한 저항의 서사를 놓치지 않으려는 한 수단이라고 말한다. 촛불로 다시 확인했던 민주화와 정치적 시각을 어떻게 계승해야 하는지에 대한 또다른 시험대에 오른 지금에 김남주 시인이 묻는 이야기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