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에는 수암골이라는 벽화 마을이 있다. 오래 전 전쟁통에 피난 와서 산 비탈에 집을 짓고 살았던 곳이다. 동화작가 오미경과 화가 박경수가 만나서 수암골 이야기를 만들었다. 책을 낸 곳도 청주에 있는 초록달팽이다. 지역 작가와 출판사의 협업인 것이다. 달동네에 벽화 작업을 맡았던 박경수 작가가 오미경 동화작가의 이야기 속에 등장한다. 제목처럼 수암골 아이들이 주인공이지만 수암골을 다시 살려내는데 벽화와 마을 이야기를 끌어낸 것은 박경수 작가처럼 수암골에 선한 영향력을 미친 예술가들이기도 하다.
오미경 작가는 "나는 가끔 생각날 때마다 수암골을 찾아가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리며 골목골목 걸어요. 그러면 그림 속 아이들이 튀어나와 어두워지도록 지칠 줄 모르고 뛰놀고, 골목 가득 아이들 목소리가 울려퍼져요. 신나게 놀고 누군가 자신들의 놀이터전을 침범해오면 당당하게 그것을 지킬 줄 아는 아이들!"이라고 동화를 쓰게 된 계기를 말하고 있다. 수암골이 벽화마을과 그에 따른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해지면서 겪은 갈등을 해결해가는 데 있어 아이들과 주민들의 이야기가 한몫을 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동화 한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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