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머슨은 도서관을 가리켜, 마법에 걸린 수많은 책들이 있는 마법의 방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부를 때에만 잠에서 깨어납니다. 우리가 책을 열지 않으면, 그 책은 글자 그 자체, 그리고 기하학적인 종이 더미, 즉 수많은 것 중의 하나일 뿐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책을 열면, 책은 독자를 만낙고, 그 안에서는 미학적 사건이 일어납니다. 심지어 동일한 독자에게 동일한 책이 다르게 읽히기도 합니다. 우리가 변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헤라클레이토스의 강입니다. 그는 어제의 인간은 오늘의 인간이 아니며, 내일의 인간이 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변하고 있으며, 하나의 책을 읽을 때마다, 그리고 그것을 다시 읽을 때마다, 그리고 다시 읽은 책을 기억할 때마다, 작품을 고치고 있는 것입니다. 작품 역시 헤라클레이소스의 변하는 강입니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다섯째 밤 시> 214쪽,<<말하는 보르헤스>>(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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