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개념을 제대로 알면 사고의 확장이 이루어진다

참도깨비 추천 도서

by 참도깨비 2022. 3. 8. 09:39

본문

알라딘 서점 이미지

 이 책의 저자 김승환 교수는 '목요학습'이라는 이름으로 2008년부터 문학,역사,철학,문화,사회,자연,과학,종교의 중요한 개념을 사전식으로 연재해 왔다. 개념을 제대로 알면 여러 영역을 통섭하고 종단하고 횡단할 수 있으며 그래야만 전체를 알 수 있고, "학설과 이론을 정립하는 것도 중요하고, 현장에서 실천하는 것도 의미 있지만, 근본개념과 기본용어를 정확하게 해석하는 것도 중요"(<서문>중)하기 때문이다. 인문학 관련 책을 읽다 보면 자주 부딪히게 되는 어려운 용어와 개념을 이해하려면, "그 개념의 기원과 본질을 알아야 하고, 그 개념에 내재한 맥락을 이해해야 하며, 사용되는 의미를 파악해야 한다. 한 영역을 잘 안다고 하더라도 여러 영역과의 관계를 알지 못하면 정확한 해석을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함축적인 설명도 할 수 없다"는 저자의 말에 이 책을 내는 까닭이 고스란히 들어있다.

 

 <인문학 개념어 사전>은 앞으로 2053년까지 기획된 장기 프로젝트이다. 무엇보다 확장성 기본 텍스트이고 다양한 조합과 다각적 응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고, 개념의 기원과 본질을 알 수 있도록 반드시 들어가야 할 의미와 들어가지 않아야 할 의미를 가려내는 원칙 아래 사전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개괄적이고 일관된 체제와 보편성, 객관성, 함축성, 예술성, 완결성을 갖추고 있다. 다시 말하면 사전식으로 구성되어 있으니 어떤 책을 읽다가 막힌 부분이 있으면 여기서 찾아보는 것이다. 그러면 개념 이해를 바탕으로 각자의 책에서 어떻게 쓰였는지 알 수 있고, 전체 맥락을 이해할 수 있는 확장적 사고를 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도서관 사서의 경우를 보기로 들어보면 이 책의 활용도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어느 날 중학생이 방학 숙제로 읽어야 할 권장도서로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를 찾는다. 전체를 읽지 않아서 그 책을 찾아줄 수는 있겠지만 짧게 요약해서 단기간에라도 그 책을 이해할 수 있게 하려면 읽은 척(이 경우는 피에르 바야르의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 법>(여름언덕))을 참고하시라)해야 할 때가 있을 것이다. 다행히 이 책을 훑어보았더라면 '이기적 유전자'라는 항목을 찾았을 테고, "유전자는 이기적이어서 무작정 증식과 번식을 함으로써 생존본능에 충실하지만 서식지를 파괴함으로써 스스로 파멸하는 것이다. 왜 이런 모순 현상이 벌어지는 것인가? 그 이유는 첫째, 생물의 진정한 주인은 유전자이기 때문이고 둘째, 유전자는 목적이나 감정도 없고 판단력도 없으며 이념적이거나 종교적이지도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모든 유전자는 이기적이어서 조건과 상황에 불문하고 자신의 유전자를 전파하려는 속성이 강하다."라는 대목을 찾아 조금이라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물론 이 책이 기점이 되어 원전을 읽어보고 더 깊이 들어가야 마땅하지만)

 

 책 한 권은 그것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여러 영역으로 연결되어 관계를 가지고 있다. 인문학의 영역이 그렇다. 생태 소설이라고 해서 단지 생태만을 말하지 않고 문학과 사회, 과학 등 다른 영역과 맞물려 돌아가는 관계망인 셈이다. 낯선 개념과 어려운 용어들을 만나면 지레 겁 먹고 포기했던 책을 읽어나가는데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는 개념어 사전을 쓰기 위해 여러 영역의 원전을 근거로 수많은 자료와 번역본을 통섭했다. 그러니 그것들이 관계망을 종단하고 횡단할  수 있었다. "인간과 우주 자연을 총체적으로 설명해 보려는 목표" 아래 "하얗게 밤을 지새우며 수많은 고민도 하고 한탄도 했지만, 하나의 개념을 비교적 정확하게 서술했을 때의 기쁨이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었"음을 고백하고 있다. 또한 "인류가 오랫동안 축적한 지식과 가치를 마주할 때 즐거웠고 다양한 인물과 역사적 사건에 담겨 있는 희망,고통,기쁨,공포,통찰,고뇌,열정,비애,분노,사랑을 읽으면서 놀랐"다고 강조하고 있다. 인문학이야말로 "나는 누구인가? 인간은 무엇인가? 문명과 문화와 사회는 어떤 것인가? 인간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느낄 수 있는가? 우주는 왜 생겼고, 인간은 어디에서 어디로 가는 것인가? 인간의 삶은 가치 있는 것인가?"에 대한 물음과 대답이기 때문에 이 책의 가치가 깊다 할 것이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