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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색깔을 원한다면! <색깔을 찾는 중입니다>

참도깨비 추천 도서

by 참도깨비 2022. 5. 16.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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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개질과 재봉틀 하면 실이 떠오르고 갖가지 색깔의 옷감이 생각난다. 자투리 천을 모아 조각보를 만들고, 여름 해변의 사람들을 한데 모은 듯한 옷도 생각난다.

재봉틀을 달리는 말 삼아 놀고 있는 주인공은 발랑탱이다. 남자아이다. 여전이 색깔을 성별로 나누고 보이지 않는 역할에 충실하도록 강요하는 세상에서 앙투안은 재봉틀을 선물로 받아 자신만의 색깔을 표현하고 싶은 아이다. 

 

탁, 탁, 드륵, 드르륵, 드르르르륵…… 재봉틀이 점점 더 빨리 돌아가요.

실이 천 위에 반듯하고 안심되는 선을 그렸어요.
싸움, 축구공, 여자아이, 남자아이는 이제 없어요.
드르륵 드르륵 소리와 자신만만하게 제 갈 길을 가는 실이 있을 뿐이에요.

발랑탱은 간간이 노루발을 들어 올리고 천을 바꿨어요.
실은 다시 달리기 시작하고 여러 조각을 하나로 이어 주었어요.
너무 좋지 않나요? 벌어진 흉터를 꿰매는 것 같잖아요.


- 《색깔을 찾는 중입니다》 본문 중에서

 

"실은 다시 달리기 시작하고 여러 조각을 하나로 이어 주었어요. 너무 좋지 않나요? 벌어진 흉터를 꿰매는 것 같잖아요."

한 줄의 시처럼 아름답다. 발랑탱은 색깔을 좋아하는 아이여서 모든 친구들에게 자신만의 색깔을 갖게 해주고 싶은 아이여서 반 친구들에게 '여자답다'거나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하나도 없냐"는 오해를 산다. 그래서 상처를 받아 학교에 가고 싶은 마음을 참고 집에 있는 동안 재봉틀을 돌려 누군가에게 줄 티셔츠를 만든다. "실이 천 위에서 반듯하고 안심되는 선을 그리"는 동안 "싸움, 축구공, 여자아이, 남자아이는 이제 없"다는 것을, 오로지 "자신만만하게 제 갈 길을 가는 실이 있을 뿐"임을 말하는 당당한 주인공으로 거듭난다.

남자와 여자, 정해진 역할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해도 여전히 존재하는 차별과 정체성의 문제를 아이 그 자체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는 점에서 훌륭한 그림책이다. 그런 구분마더 지우고 한 아이와 그 아이가 만들어갈 세상을 그린다면 함께 읽고 이야기해 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어린 시절 외교관인 아버지를 따라 이란에서 생활했던 경험을 담은 <안팎정원>으로 소르시에르 상, 생텍쥐페리 상, 크레티앰 드 트루아 상을 받은 키마라 메잘라마의 글과 테헤란을 기반으로 활동 중인 레자 달반드의 그림이 돋보이는 그림책 <색깔을 찾는 중입니다>는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레이터로 선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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