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지역의 재발견, 시인의 업무를 보여준 <패터슨>

새책 소식

by 참도깨비 2024. 4. 19. 08:29

본문

 

 

<패터슨>은 미국을 대표하는 시인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의 전5권 짜리 서사시이다. 짐 자무시 감독이 시에 영감을 받아 <패터슨>이라는 영화를 만들기도 했다. 패터슨은 미국 뉴저지주의 도시여서 무엇보다 시인이 지역에 거주하며 지역 이야기를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과제를 주는 작품이기도 하다.윌리엄스는 이렇게 말한다. "내 주변의 인식할 수 있는 세상 전체를 담을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커다란 이미지를 찾을 것. 나의 고장에서, 내 인생의 세세한 일들 사이에서 살아가면 살아갈수록 '깊이'를 얻으려면 이 고립된 관찰과 경험을 한데 모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 패터슨의 역사는 미국의 시작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이야기를 가졌기에 새나 꽃의 방식보다 더 큰 방식으로 쓰고자, 가까이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들의 눈의 흰자위와 그들의 냄새까지도 써야 하는 것이 시인의 업무라고.

 

이야기의 중심에는 패터슨을 대표하는 퍼세이익 폭포가 있다. 폭포 위의 강, 폭포 자체가 맞이하는 파국, 폭포 아래의 강, 그리고 마지막에 이르러 거대한 바다로 흘러드는 것까지 패터슨을 그대로 말해주고 있다.

 

"퍼세이익 폭포의 소음은 우리가 찾고 있었고 지금도 찾고 있는 언어처럼 여겨졌고, 내가 주변을 둘러보는 동안 나의 탐색은 이 언어를 해석하고 사용하기 위한 투쟁이 되었다. 이것이 이 시의 핵심이다. 하지만 이 시는 또한 자신의 언어를 찾으려는 시인의 탐색이기도 한데, 그 자신만의 언어는 물질적 주제와는 완전히 별개로, 어쨌든 내가 무엇으로도 쓰려면 사용해야만 했던 언어다. 내가 염두에 둔 대상에 가까이 다가가려면, 나는 특정한 방식으로 써야만 했다."

 

그래서 어떤 방식으로 썼는지 살펴 보면 자유시의 형식과 내용이 보인다. "제가 할 일이라고는 강을 따라가는 게 전부였고, 그러자 시가 생겨났죠. 그곳에는 강둑에 사는 사람들, 제가 저의 이야기에서 썼던 사람들이 있었어요. 그리고 그곳에는 흐름을 따라가는 강과도 같은, 제가 인생에 대해 느끼는 방식이 있었죠. 저는 시를 분절시키기 위해, 시의 형태를 만드는 일을 돕기 위해 기록된 산문을 사용했습니다. 인디언, 식민지 역사, 당시의 유명인들에 대한 사실을 패터슨 역사 협회에서 수집한 기록물에 등장하는 것과 거의 같은 방식으로 등장해요. 제 마음은 그것을 어떻게 종이에 옮길지에 대한 문제로 시종일관 어지러웠어요. 마침내 저는 형식이 스스로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두기로 했습니다. 구어, 즉 저 자신의 언어가 선두를 달리며 속도를 조절하도록 내버려두기로 했죠. 가끔 걱정되기도 했지만 그래도 걱정은 내려놓았어요. 저는 독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시사적인 무언가를 만들고 싶었어요. 저는 어떤 독자든 스캔들에 관심을 가질 것임을 알았고, 그래서 스캔들도 삽입했죠. 기록물의 내용은 그것에 대한 흥미의 생생함과 그럴듯함을 기준으로 세삼하게 선별되었어요. 시의 각 부는 그 자체로 완전한 구성단위가 되어서 강이 얼마나 흘러갔는지 알려주도록 계획되었습니다."

 

윌리엄 칼로스 윌리엄스는 에즈라 파운드와 앨런 긴즈버그와 함께 이미지즘과 비트 세대 문학의 선구자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시인의 말처럼 미국 20세기 현대문학 문예사에 큰 획을 그은 운율과 음보의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자유시만의 방식이 살아있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